에피소드 하나.
애인과 같이 살고 싶어진 L양. 집에서 독립할 준비를 한다.
먼저, 언니에게 커밍아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짜본다.
“언니, 나 레즈비언이야. 여자 좋아해. 저번 날에 왔던 그 친구 있지? 그 친구 내 애인이야. 그리고 나 집에서 독립 할라고. 걔랑 같이 살게. 나 내 생활비는 내가 벌 수 있고, 그 친구도 벌 수 있으니까 집에 손 안 벌리고 독립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니까 (…)”
언니의 반응을 생각하며, 답변도 생각한다. 최대한 쿨하게, 진지하게 이야기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언니 여자가 여자 좋아하는 거. 내가 레즈비언인거 더러운 거 아니야. 이성애 중심인 사회라 언니에게 동성애가 낯설은 것 뿐이야. 난 변함없이 언니의 동생이야.”라고 이야기해야지라고, 제대로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해야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흑흑. 언니... 흑흑... 나 사실은... 엉엉엉.... 흐윽... 나... 나 여자 좋아해.... 그래서... 흑흑... 저 번에 집에 데려왔던 그 친구.... 사실 내 애인인데... 나 걔랑... 흑흑.... 같이 살고 있어서... 으아앙.... 에엥... 흑흑흑.... 그래서 독립할려고 하는데.... 흑흑.....”
이렇게 눈물, 콧물 흘리면서 커밍아웃을 하게 됐다.
아, 왜 쿨하게 커밍아웃 하지 못한 걸까? 너무나도 후회된다.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만 있다면...
에피소드 두울.
대학에 갓 입학한 B양.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그 친구들과 어느 정도 친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이 하고 싶어졌다. 커밍아웃을 할 타이밍을 찾는데 늘 타이밍이 맞질 않는다.
어느 날, 친구와 집에 가는 길에 이야기를 하려고 입을 떼는 순간. 그 친구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나 너, 이반인 줄 알았는데. 지내고 보니 이반같지 않아서 나 너랑 더 친하게 지낼려고.”
친구의 말을 듣고 너무나도 당황스러웠지만, 웃는 얼굴로 “그럼!”이라고 크게 대답했다.
커밍아웃을 하고 싶었는데, 이제 평생 그 친구에게는 일반인 척 하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커밍아웃하기 너무 힘들다. 그리고 너무 무섭다.
글.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