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를 굽고 튀기고 씹어 먹는 그녀들의 거나한 수다 한 판!
4월의 어느 날, 여섯 명의 L들이 다락방에 모였다. 시금치를 먹으면 힘이 나는 뽀빠이처럼 치킨을 먹으면 입심이 더욱 세지는 그녀들이 늘어놓은 동거에 대한 몽롱한 환상과 확 깨는 현실. 세 시간을 달렸던 수다를 잘 모아서 다시 여기에 묶어본다.
황홀할 것이냐 환상일 것이냐!
1. 동거하면 돈이 아껴지지. 아낀 돈으로 더 알콩달콩 사는 거야!
2. 같이 자고, 같이 먹고, 같이 놀고... 정말 진정한 가족이 되는거지!
3. 땡길 때 바로 할 수 있잖아. 밤에 출출하면 앗싸 야식, 술이 댕기면 둘이 캔맥주 쭈욱.
4. 힘든 하루 일을 하고 돌아오면 집에서 날 맞이해주는 그녀가 있어. / 내가 나가서 돈 벌지 않아도 가사일에 전념할 수 있어.
치열할 것이냐, 찌질할 것이냐
1. 계속 같이 있으니 지겨워.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해. 내 맘대로 해도 되는 자유도.
2. 집안 일 분담해서 할 거 같지? 안그래. 결국은 답답한 사람이 다 하게 되지.
3. 혼자 살기엔 충분하지만 둘이 살기엔 좁은 집. 언제 돈 모아 더 큰 집으로 이사가지?
4. 부모님이 집에 오신대, 동생을 몇 달 데리고 살아야 해... 이런 서로의 집안일이 엉키는게 피곤해.
오래 살고 싶냐? 그럼 미리미리 이것부터.
1. 회의가 필요해. 둘이 살아도 여러 집안생활의 규칙이나 역할분담은 꼭 회의로 의논해서 정해.
2. 귀가시간 지키는 거 중요해. 연락두절 소식감감 이런 거 너무 나빠. 문자가 있잖아. 서로 언제 집에 들어가는지 미리 알려주고 또 지키는 것이 사랑을 유지시키지.
3. 쌀이나 공과금 등의 생활비는 공동으로 하지만, 각자의 독립적인 지갑은 인정되어야 해.
4. 같이 산다고 사랑해 라는 말 생략하면 안돼. 피곤하다고 밤일 미루면 안돼. 죽을 때까지 부비부비! 이게 제일 중요해!
깨끗하고 싶어? 깨지고 난 후 지켜야 할 것
1. 헤어질 때 독한 말 해봐야 나중에 후회만 남아. 헤어질 때 이기적으로 굴어봐야 나중에 미안함만 남아. 서로 껴안고 웃으며 헤어질 수 있을 때, 그때 짐 빼는 거야.
2. 정확히 반반으로 나누는 게 깨끗한 게 아냐. 줄 것과 가지고 갈 것들이나 돈은 서로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사이좋게 나누길 바래.
정리.캔디/한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