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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 L-NOLLAN?!/#1 Femme

이바닥소식 / 영화소개

종로의 기적 

(Miracle On Jongno Street, 2010)

감독: 이혁상 / 115min / 15세


해운대에서 다섯 명의 게이를 만났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네 명의 주인공과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며 스크린으로 옮겨 담은 한명의 감독을 말이다.

삼년의 제작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놀랍다. 게이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라고 한다. 더욱 놀랍다. 그런데 이것이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분에 진출했다고 한다. 경악스럽게 놀랍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해운대로 달려갔다.

스크린으로 만나본 주인공들은 너무나 정겹고 익숙한 또 평범한 얼굴들이었다. 영화감독, 활동가, 회사원, 시골게이 등 각양각색의 모습이지만 영화가 비추는 그들의 일상은 주인공들의 특별난 모습은 아니었다. 물론 영화를 제작하고, 인권을 부르짖고, 낮과 밤으로 다른 활동을 하며, 촌년(?)의 상경스토리는 유별나 보일 수도 있다. 게이라는 이름에 주어지는 사회의 시선들을 겪으며 힘겨워 보이기도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활기차고 즐겁게 그들은 행복을 찾아 나아간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이들의 삶이 이질적이거나 특이해 보이지는 않은 이유는 영화에서 비춰진 이들의 삶은 각자의 꿈을 향해 살아가는 다른 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관객들은 주인공들의 삶과 함께 웃고 눈물지으며 110분간 함께 할 수 있었다.

‘기적’이라는 단어가 어렵게만 느껴지시는 당신. 이 영화를 추천한다. 당신의 평범한 게이라이프 속에서 작은 행복의 기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섯 명의 게이들이 종로의 밤거리에서 시작하여 찾았던 작지만 큰 행복의 기적을 말이다. 나도 오늘 밤은 기적을 찾아 친구와 함께 종로나 뛰어야겠다.

글. 강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