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1/vol. 5
[사랑방] 레즈비언역사발굴”레인보우링을 찾아라!”속의 사랑방 마름 이야기
AhnZ
2009. 12. 22. 22:45
레즈비언 세대별로 함께 삶을 고민하는 자리나 교류할 수 있는 계기들이 커뮤니티 내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과 비십대 세대 간에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일상적으로 마련되지 않는다는 명분 속에서 보다 일상적으로 다양한 세대의 여성이반이 한 자리에 모여 세대는 다르지만 여성이기에, 동성애자이기에 공통적으로 겪는 삶의 직접적 여러 문제들에 대해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 등을 나누는 기회를 만들고자 3월 따스한 봄날에 <수다가 있는 사랑방> 첫 모임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 센터에서 열렸다.
L-찬란한 외로움, 그것이 알고싶다! L들의 눈으로 ‘세상’ 바라보기
- 우리 힘으로, 방식으로 살아가자!
사랑하는 가족에게 '나'를 숨겨야 하는 현실, 솔로라서 또는 커플이라도 다른 방식으로 덮쳐오는 외로움과 쓸쓸함, 노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의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우리는 공감했고 위로받기도 하면서 자신과 상대를 치유해내는 시간을 만들어갔다. 십대들에게는 ‘커밍아웃’이나 사람을 어떻게 만나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많았고 이십대들에게는 ‘독신’을 선포할 것인가? ‘선’을 봐야할 것인가? 기로에 대한 이야기들로 많이 모아졌고 삼십대들은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로부터 삶의 고달픔을 토해내기도 하였다. 친구-애인-동료-가족과의 소통에 대한 고민이나 각자 경험으로부터 얻은 노하우를 공유하며 우리의 유쾌한 수다는 계속 이어졌다.
사람들 이야기
<수다가 있는 사랑방>을 통해 처음 사람들과 교류를 하게 된 사람들도 많았고 내 ‘짝’은 도대체 어디에 있고 그 인연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도 있었다. 장거리 연애의 힘겨움을 가진 사람, 결혼 때문에 가족과의 관계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 권태기를 극복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갓 동거를 시작한 사람의 싱그러움, 노후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 속에서 행복해하기도 하고 아파하기도 하고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첫 발을 내딛는 용기를 내는 사람의 모습들...
우리 모두는 거기에 같은 모습 또는 다른 방식으로 그렇게 공존하고 있었다.
L - 50대에게 ‘길’을 묻다
50대 L-언니와의 ‘생생’인터뷰와 언니에게 ‘길’을 묻고 함께 내일의 희망을 나누는 사랑방이 사업에 있어 가장 뜻 깊은 결정적 국면이 아니었나 싶다. 우린 나이 오십엔 어디에서 어떤 얼굴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물었지만 그 해답은 결코 다른 곳에 있지 않았다. 언니들은 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감을 갖고 자기의 길을 당당하게 가라고, 그 길 위에 삶의 답이 있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다가 있는 사랑방>은 이제 많은 만남들 속에서 회자되며 지속적으로 다양한 세대와 교류하는 것에 대한 유의미성에 대해 설파될 내일을 꿈꾸며 미소 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