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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2/Episode 1

여여탐구생활

여여탐구생활 
글. 우야

여자 여자 몰라요. 여자 마음 여자 정말 몰라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너무나 다른 여자 여자의 생활을 
집중 탐구해보는 여여탐구생활


첫 데이트 편

레인  저기...

여자의 ‘저기’에는 많은 표현이 담겨 있어요. 손잡아도 될까? 
지금쯤이면 손잡을 타이밍인건가. 
여자는 저기라는 말을 내뱉고 머뭇거려요.

링  응?

이 여자 손잡고 싶어 하는 여자 마음 모두 다 알고 있지만, 
아는 척 하지 않아요. 그냥 먼저 확 하고 잡아줬으면 좋겠어요.

레인  아냐.. 그냥 하하하하하 

여자, 여자 얼굴을 보니까 말을 못하겠어요. 그냥 웃음으로 때워요. 
아 진짜 손을 너무 잡고 싶어요. 

링  레인아, 너 손이 왜 이렇게 빨개? 좀 봐봐.

보다 못 한 여자가 먼저 말을 해요. 먼저 말한 게 자존심은 상하지만 
그래도 난 착하니까, 내가 먼저 손잡자고 하면 그 다음 스킨십은 
바로 따라올 거라는 생각을 해요.

레인  응? 별로 안 빨간데?

링  아냐 내 손하고 비교해 봐봐 빨갛잖아!

아, 이 여자 정말 눈치가 드럽게 없어요. 
손잡고 싶다고, 손한번 잡자고 이렇게 80년대 멘트를 치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해요. 그냥 내가 먼저 확하고 잡아버려요.

레인  아아, 진짜 추워서 그런가보다. 아 그런데 손잡으니까 좋다. 

링  그렇네.

아, 손 한 번 잡기 너무 힘들어요. 
첫 데이트만 힘든거겠죠? 그래도 데이트 하니 좋네요. 


첫키스 편

레인  먼저 들어가.

링  아니야 네가 먼저 가.

레인  먼저 들어가래도.

링  나는 집 앞이잖아.  아... 안되겠다 내가 다시 버스 타는 데까지 데려다 줄게.

여자가 여자를 집까지 데려다 줬어요. 늘 여자의 집 앞에선 이런 상황이 벌어져요.
“네가 먼저 들어가.” “아냐 네가 먼저 들어가.”서로 먼저 들어가, 데려다 줄게 드립을 치고 있어요. 
그냥 누구라도 빨리 들어가 버렸으면 좋겠어요.

링  아 근데 진짜 집에 들어가기 싫다.

집 앞인데 여자 들어가기 싫데요. 이 말에는 여러 뜻이 들어있겠죠?
            
레인   집 앞까지 왔는데 왜 들어가기가 싫어~? 
얼른 집에 들어가서 자야지~ 그래야 예쁜 피부 더 좋아지고. 내일 일찍 일어나지~

이런 우라질.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까지 말했는데.
여자 알아차리지 못해요. 나는 눈앞에 그녀의 입술만 보이는데.
그녀는 오로지 내 피부만을 걱정하는 것 같아요. 
그래요. 우리는 아직 첫 키스도 못해본 커플이에요.

링  그냥 조금만 더 함께 있고 싶어서.

여자 좀 더 자신의 마음을 어필해요. 하지만 내 입에서 먼저 키스하자는 말을 꺼내고 싶진 않아요.

레인  나도. 아 이래서 사람들이 같이 살려고 하나보다.

아. 같이 살 생각을 하기 전에 진도나 나갔으면 좋겠어요.
좀 더 알아차릴 수 있게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링  난 어렸을 때부터 로망이, 집 앞에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키스하는거였어.

어엇. 직구를 날렸어요.

레인  응. 나도. 그런 로망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지 않나?

모르는 척 하는건지. 아니면 완전둔탱이인지 모르겠어요. 

링  아... 그러니까 (흡)

(키스 中 쪽쪽쪽 쪼옥)

기습적으로 여자의 입술이 여자의 입술에 닿았어요. 
아 드디어 오늘 첫 키스를 했어요. 아니 하고 있어요.
집에 들어가면 싸이월드에 기념일 표시를 하고. 
스티커도 이것저것 붙여서 길이길이 오늘을 기억하리라 다짐해요.

레인  (살짝 아픔) 으음. 

링  (미안) 앗. 

여자 키스하다가 여자의 머리카락을 너무 세게 쥔 것 같아요.
왠지 키스 100만번 쯤 했던 노는 여자라고 생각들 것 같아요.
살짝 머리카락을 쥐었던 손힘을 풀었어요.

(키스 中 쪽쪽쪽 쪼옥 쓰읍 쪼오오오오옥 촵촤르치르르라라리합합 쫙쫘~♬)

엇. 여자의 손이 자연스럽게 여자의 찌찌에 안착했어요.   
왜 키스를 하면 손이, 자신의 자리는 워래 그 위치 였느냥. 찌찌 위로 올라가는지 모르겠어요.   

링  (당황) 헉... 

레인  아 미안...

링  아냐~ 괜찮아. 나도 좋아...

여자. 너무 당황스러워 입 밖으로 어떤 말을 내 뱉은 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분위기에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아야 된다는 걸 알고 있어요.

레인  그래. 좋았어? (쉬고) 다행이다. 

오 갓. 이 여자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아니지. 아니에요. 이건 연기 일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 
방금까지 했던 키스실력으로 봤을 땐 나 말고 이미 수많은 여자들을 이런 방법으로 꼬셨던 것 같아요. 

레인  이제 집에 들어가. 버스타면서 전화할게. 

링  응. 알았어. 안자고 기다리고 있을게. 

그래요. 오늘은 우리의 첫 키스 날이었고.
이런 키스는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황홀한 키스였어요.
그러니까 그 전에 있었던 그녀의 과거는 모두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도 나중에 한 번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 <여여 탐구생활>은 레주파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