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이반’, 기혼의 정의는 이미 결혼함. 이반의 정의는 일반(성향, 성적지향)이 아닌.
이미 결혼한 이반, ‘기혼이반’에 대한 이야기들은 레즈비언 커뮤니티에서 늘 뜨거운 감자이다. 대부분의 결혼을 원하지 않는, 그리고 (한국에서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기에) 파트너와 결혼을 하지 못하는 이반들은 기혼이반들을 보며 이반이면서 이성과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불륜이다 바람이다 등으로 윤리적, 도덕적 잣대를 들이댄다. 대부분의 레즈비언들이 남성과의 결혼을 하지않고 살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레즈비언 커뮤니티에서 ‘기혼’이라는 단어는 단어 자체만으로 거부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기혼이반’들은 자신을 레즈비언이라 커밍아웃하긴 쉬워도 기혼이라고 커밍아웃하기엔 어렵다. (레즈비언 커뮤니티 내에서 바이라고 커밍아웃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아니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필자도 ‘무혼이반*’으로 ‘기혼이반’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어렵다. ‘기혼이반’은 현재진행중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1. ‘기혼이반’과 결혼 경험이 없는 이반과의 연애 ‘기혼’이라는 단어 안에 ‘남편’과 ‘아이’가 겹쳐 보이기 때문에 이 세 가지 연애는 모두 불륜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니 사회적으로 말하기에는 불륜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성정체성은 유동적인 것이라 평생 이성애자로 살아오다 결혼한 뒤에 레즈비언임을 깨달았을 수도 있고, 바이인줄 알았다가 레즈비언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도 있다. 또, 자신은 원치 않게 남성과 결혼하게 됐을 수도 있고, 개개인마다 삶이 다양하기 때문에 남성과 결혼하게 된 이유나 과정들이 모두 다를 수 있다. 결혼을 한, 하게 된 당사자가 아닌 어느 누가 옳고 그르다 할 수 있을까? 기혼이반의 세 가지 레즈비언 연애관계로 나누어봤을 때, 어떤 것이 더 괜찮고 괜찮지 않고를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이번 레즈비언 종이 매거진 ≪레인보우링≫은 ‘기혼이반’이라고 불리는, 결혼한 상태의 레즈비언을 만났다. 그것도 만나보기 힘들다는 커플로. 두 분은 서로 기혼인 상태에서 만나 10년 동안 사랑을 하고 있다. ‘기혼이반’이라는 단어에서 느꼈던, 필자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자 여러분들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혼이반’에 대한 느낌, 생각들을 내려놓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 |
홀릭(이하 릭) : 안녕하세요. 홀릭입니다. 레즈비언 매거진 레인보우링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야(이하 우) : 안녕하세요. 레즈비언 매거진 레인보우링을 함께 만들고 있는 우야입니다. 겸재(이하 재) : 저는 겸재고, 저도 레인보우링 필진입니다. 신비(이하 신) : 저는 신비예요. 러브신(이하 럽) : 저는 신비를 10년째 사랑하고 있는 러브신. 아니다. 만난지 11년째라고 해야겠네요. 신비(이하 신) : 그렇지. 만난건 99년이니까. 릭, 우, 재 : 으하~ ( 인터뷰 나온 레인보우링 필진 모두 부러움의 탄성 ) 릭 :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럽 : 99년에 같은 직장에서. 내가 먼저 있었고. 우 : 크하~ 사내연애! 럽 : (웃음) 그렇지. 신 : 그리고 내가 1년 뒤에 갔죠. (정확한 날짜까지 이야기 해주셨음) 럽 : 그러니까 99년에 만났어요. 처음에는 그냥 친구로 친하게 지내다가... 신 : 원래 이 사람(러브신 님)이 레즈고요. 저는 아니라고 알고 있었어요. 우 : 친구로 다가 가셨었군요~? 역시. (웃음) 럽 : (웃음) 신 : 나는 그 때 결혼을 한지 얼마 안됐고, 아이들이 어려서 늘 지치고 힘든 상태였어요. 릭, 우, 재 : 으하하하 크크크 (동시에 웃음이 빵터짐) 럽 : 에너지가 넘쳤지. (웃음) 신 : 본인은 즐겁게 살고 있는데, 내가 결혼생활을 너무 힘들어 하니까, 럽 : 처음에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어요. 릭, 우, 재 : 으하하하하하 (또 동시에 웃음이 빵터짐) 우 : (흥분) 방금 10년째 열애중이라고!? 럽 : 처음에는 불쌍했어. 연민...? 릭 : 아... 연민으로 시작....? 했군요. 럽: 음. 하여튼. 결혼 전에는 그런 경험(레즈비언으로의 경험)이 있었는데, 우 : 크크크 오호~ 유도라고요?
신 : 이걸 뭐 믿으라고 하는 말인가? (웃음) 럽 : 자기가 던졌잖아~ 신 : 나는 되게 불쌍하게 살면서, 누가 위안이 되게, 나에게 잘해줄 수 있게 한 셈이지. 릭 : 아하~ 럽 : 내가 고민을 많이 했거든? 이게 뭔가. 흠. 신 : 성적상담 (웃음) 럽 : 성적상담을 막 하더라고. 남자랑 하는 섹스에 만족감을 못 느끼고 너무 아프다고. 릭 : 되게 기셨네요? 럽 : 그렇지. 1년 동안은 지켜 본거지. 서서히 스며들었다고나 할까? 그녀의 매력이?
신 : (웃음) 럽 : 2000년도에 이 사람이 행복한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고민들을 하게 됐지. 릭, 우 : 크크크크 특별한 성고민!!! 럽 : 특별한 섹스인가 특별한 사랑인가. 어쨌든. 신 : 그러면서 인터넷에서 올라온 글들 보고 나한테도 조금씩 조금씩 좀 보여주고. 럽 : 교육시키면서 나도 공부 좀 하면서. (웃음) 신 : 그러다가 사랑을 느꼈는데. 그런데 이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는 관계인 거잖아요. 우 : 역시... 술이 들어가야... 럽 : 원래 나는 술을 좋아하진 않았거든요? 잘 못 마셨는데... 신 : 나는 잘 마셔요! 럽 : 이 친구는 굉장히 술을 잘 마셔서 같이 놀러 다니더라도 나는 늘 차를 몰고 그랬지. 우 : 오, 다 나오는데요? 데이트, 연애, 사내연애 (웃음) 럽 : 그렇죠. 종합 선물 셋트예요! 신 : 응, 그렇게 만났다는거지. 이 질문은 어떻게 만났냐는 거니까. 럽 : 1년에 걸쳐서 서서히. 신 : 2000년에는 둘이서 밥 먹으러 다니고 술 마시고, 서로 애매한 상태에 있다가. 럽 : 그러다가 스킨쉽도 하고 싶고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니까? 그러다 생각했지. 이건 특별한 사랑이구나. 신 : 그래서 꼭 자자고. 1박 2일로 여행가자고 그랬다니까. 럽 : 2001년 2월에 고백을 하고, 같이 잔거는 이주 후에. (날짜까지 모두 이야기 해주심) 릭 : 우와, 그걸 다 기억하고 계시는거예요? 럽 : 그럼요. 그 때 일기도 썼거든요? 2000년에 내가 1년 동안 고민하며 썼던 그 일기장을 보여줬지. 신 :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니랑 내랑 안되지 않냐고. 럽 : (신비님이) 인기가 많았거든?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았어. 릭 : 러브신님의 라이벌은 남자들이었군요? 럽 : 그렇지, 내가 남자들이 이 사람 옆에 오면 성을 내고 그랬지. 친구로서는 좀 더 지나친 감정 있잖아~ 신 : 내가 남자들하고 친하게 지낼 때 마다 막 불같이 화를 내고. 럽 : 내가 이메일도 많이 썼어요. 2000년에. 신 : 지금 보면 친구 간에 썼던 이메일이 아니예요. 우 : 단어만 안 썼을 뿐. 럽 : 결혼을 안했었다면 빨리 고백하고 그럴 수 있었겠지. 우리가 결혼한 상태니까 그런 생 각을 못했던 거지.
신 : 특별히 직장 내에서도 붙어 다니고 그렇게 해도 럽 : 그렇게 있다가 진짜 친한 친구들한테 커밍을 했지. 릭 : (감탄의 눈길) 되게 용기 있으시다. 우 : 커밍아웃을 한 다음에 친구들의 반응은 어떠셨어요? 럽 : 그럴 줄 알았다. 릭, 우, 재 : 으하하하 크크크 (동시에 웃음이 빵터짐) 신 : 처음에는 놀라잖아. 그래? 그런거였어? 그러다가 그래. 그럴 것 같아. 그랬지. 우 : 되게 편하게 받아주셨네요? 신 : 나름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친구들이니까. 릭 : 다 여자 분이셨나요? 신 : 그렇죠. 럽 : (신비님께) 그 남자도 알지 않나? 신 : 아 한 명 있다! 우리 친구들 중에 한 명을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럽 : 별로 안 놀라던데? 우 : 음... 아! 처음에 성상담도 하시고 그러셨잖아요?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럽 : 자기가 이야기 해야지, 나는 만족스러웠는데. (웃음) 신 : 사실 제일 처음 같이 잔건요. 둘이서만 잔게 아니고. 우 : (흥분) 네!? 두 분이서만 잔 게 아니라고요? 신 : (당황) 아니.. 그러니까 둘이서 밤을 보낸다는 게... 좀 불편했지, 찜찜하더라고. 럽 : 자신이 없었던거지 자기가. 신 : 둘이서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건가. 섹스가. 섹스를 어떻게 한단 건가. 럽 : 그 전에 키스 해달라고 했잖아. 신 : (웃음/당황) 아.. 아.. 그 때 내가 그 전에 안아달라고 키스해달라고 그랬지. 우 : 아... 장난 아니신가본데요 스킬이? 모두 : (대폭소) 럽 : 그러고 그 다음에 둘이 잤죠. 신 : 그리고 그 뒤에 4박 5일 일본연수를 갔다 오고 나서 온 날 1박을. 럽 : 아니다. 1박 아니었다. 아침에 만나서 <번지점프를 하다> 영화를 보고, 신 : 집에 가야되니까. 외박은 안되니까. 럽 : 그 때부터 집에서 좀 의심을 하기 시작했지. 신 : 둘 다 그랬잖아. 늦어도 밤 10시에는 들어오던 사람이 12시 1시 이렇게 들어오니까. 럽 : 그 날도 10시에 나간 거 아는데, 둘이서만 만나는 거 아는데, 우 : (조심스럽게) 눈치를 채기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그럼 지금 남편 분들은 아시는건가요? 신 : 그러니까 우리 집은 눈치를 못 챘다고 생각하고. 그냥 친구다. 그런? 럽 : 그러고 있지. 그리고 계속 자기(신비님) 이야기를 했죠. 신 : 이 사람은 남편하고 대화도 하고 무난히 살아 온 편이고, 럽 : 3월에, 초창기에. 이 사람(신비 님)한테 전화가 와가지고 밤에 새벽에 튀어 나갔지. 신 : 하루 일을 다 하면 10시쯤. 밤 10시쯤이 돼요. 럽 : 그 때 또 초기이니까 좋았겠지. 신 : 그러니까 내가 초니까 처음이니까 보고 싶어서 전화를 하고 뛰쳐나가고 그랬어요. 럽 : 나갔다고 오고 밤늦게 오고 그러니까. 신 : 우리 가족에게 피해가 안 갔으면 좋겠다. 가정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했지. 럽 :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지. 신 : 그래서 나한테 헤어지자고 한 거 있죠!? 우 : ... 음... 그러면서 아까 10년 열애... 그러신 거예요!? (급 불신) 신 : 남편이 그렇게 했을 때, 자기가 위기의식 느끼면서 럽 : 하여튼 그렇게 해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우 : 그러면 남편 분은 아시는데 그냥...? 럽 : 그래서 보니까 남편도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요. 한 동안은 애들한테 성질을 내고 그러 더라고요. 신 : 훌륭한 남편이죠. 럽 : 그러다 보니 저한테서 좀 떠나더라고요. 마음을 접더라고요.
신 : 근데 우리 집에 남편은 그런 걸 모르니까 어디 여행간다 하면, 둘이서? 하고 물어봐요. 우 : 그럼 그 전에, 두 분이 만나시기 전에 남편을 만나신거잖아요? 럽 : 선을 봤죠. 우 : 아 그래서 별로... 럽 : 소개를 받았지. 릭 : 결혼을 해야 하니까. 신 : 남들이 다 하니까. 럽 : 꼭 결혼을 해야 하는 건 아니었는데, 그 때 친하게 지냈던 여자친구가, 신 : 왜 고독하냐면 여자랑 진정한 연애를 못하니까. 럽 : 중학교 때는 잘 몰랐는데, 고등학교 때 보니까. 신 : 그냥 우정이지. 럽 : 그렇지. 다 결혼하고 떠나 가자나 결국. 참 고독했지. 신 : 말해주는 사람이 있던가 사이트가 있었더라도. (웃음) 럽 : 그러니까 뭐 하면 안 되는 건가 싶고 결혼은 꼭 남자랑 해야 하는 건가 싶고. 신 : 조금만 더 늦게 태어났어도. (웃음) 럽 : 안타깝기도 하고 내 자신 스스로 보수성도 있었을 거야. 릭 : 여자택시운전사회요. 최초의 공동체적인 여성 이반의 커뮤니티라고 불리는. 럽 : 응. 근데 나는 그걸 몰랐으니까. 알았으면 결혼을 안 했을 건데. 휴. 신 : 나도 조금 버텼으면... 결혼 안 했을 건데. (웃음)
릭 : 운명적 사랑을 만나기 위해서. 신 : 그래, 그랬다고 하자. 릭 : 혹시 기혼이반 커뮤니티나 커뮤니티 활동 하신 적 없어요? 럽 : 최근에 했지. 버디에서 좀 하다가... 이젠 안하고. 신 : 오프라인 정모, 벙개도 가고. 그래서 기혼자들 중에도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됐지.
럽 : 근데 여기가 서울을 제외한 충청, 전라, 경상 이렇지. 릭 : 가입하신 분들의 나이대는 어떤가요? 럽 : 나이 때 우리 또래도 많고, 보통 30대 후반이지. 기혼 카페니까. 30대 후반부터 40대. 릭 : 그럼 보통의 기혼, 기혼 이신 분들의 만남은... 문제가 없는데? 한 쪽은 기혼이 아닌 경 우도 있잖아요? 신 : 응, 있더라고요. 기혼인데 만나서 이혼했지. 팸이. 럽 : 근데 이번에 카페를 통해서 알게 됐는데. 결혼 하고 나서 뒤 늦게 성정체성을 깨달은 사람이 엄청 많은 거야. 신 : 남자랑은 아닌 것이었는데 모르고 결혼을 했구나 하는. 럽 : 보통 두 부류더라고. 중고등학교 때 우정인지 아닌지 사춘기적 감정인가 했다가 모르고 지나갔다가
신 : 나도 그렇지만, 지인 중에 한 명도 그냥 일반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사람을 봤는데 그냥 반한거지. 럽 : 내가 보기에는 그 친구는 원래 그런 성향이 있었던 거야. 자기도 몰랐을 뿐이지. 신 : 그래서 정체성을 알게 되고 그 사람도 기혼이반 카페에 들어가기 시작했대요. 릭 : 음. 자신의 정체성은 시기별로 다르고 언제 깨달을지 사람마다 다른 게 맞는데. 신 : 많죠. 그래서 기혼이반 카페가 있어야 겠다 해서 기혼이반 카페를 찾았지. 럽 : 이걸 좀 정확하게 말하면. 버디에서 내가 한 1년 정도 활동 했는데. 신 : 그렇게 해서 섞이지 못하게 만드는 거지. 럽 : 그래도 커뮤니티 활동을 꼭 해야 하는 게 아니니까 나왔고. 신 : 기혼카페는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 보다 의식이 좀 떨어져요. 럽 : 처음에는 내가 와 하고 환호하고 들어갔지만, 신 : 저들과 다른 우리들만의 끈끈한. 우리는 특별한 우리끼리. 이거에만 갇혀있고. 우 : 레즈비언 커뮤니티에서 기혼이반을 이야기 할 때, 신 : 저는 가장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랑하는 관계로 들어갔을 때부터 고민을 했어요. 럽 : 근데, 집에서는 나가는데 아이들한테 커밍아웃은 할거냐, 그게 질문이잖아. 신 : 그래서 집에서 나가면 우리 애들이 생각하겠죠. 엄마가 왜 집을 나가서 혼자 따로 있냐고. 럽 : 저는... (침묵) 하여튼... 하긴 해야지. 알게 되겠지. 우리 애들은 딸 둘인데, 신 : 헌신적인 엄마가 아닌 거지. 나는 헌신적인 엄마고. 럽 : 그렇지만 어느 정도 이해할 수준이 되면. 지금도 여자애들이고 좀 크니까 신 : 나는 내가 나가서 따로 살 궁리를 하고, 그런 기반을 점점 만들어가요. 직장생활을 쭉 하니까. 럽 : 언젠가는 아이들한테, 남편에게 말을... 안 해도 되지만 알게 될 거야. 신 : 그리고 이 쪽 남편은 이 사람 성향이 그렇다는 걸 느끼고 있죠.
럽 : 음. 뭐랄까 결혼 초부터... 그 때는 레즈비언 뭐 그런 거 없었지만. 신 : 그러니까 나중에 여자하고 산다고 하면 올 것이 왔다고 하겠지. (웃음) 재 : 지금은 두 분이 자식들에게 커밍아웃 하는 질문을 드렸잖아요? 신 : 그건 당해봐야 아는 거지만... 럽 : 좋지! 신 : 나도 좋지. 근데 우리 애들이 그런 질문 한 적 있어요. 모두 : 으하하하하하 릭, 우 : 우리 엄마 였으면 좋겠다... 크크크 하하하 신 : 그리고 나는 애들하고 말 할 때도 “엄마는 너희가 스무 살이 되면 독립할거야. 우 : 아들들은 열아홉 살 11개월이 되었을 때... 얼마나 불안할까요? (웃음) 신 : 그래서 우리 아들은 결혼 하고 안하고의 아무생각이 없고, 좀 느려요. 철이 없어. 럽 : 우리 애들은 나중에 그렇게 되더라도 많이 놀라진 않을거야. 내가 여자를 사랑한다는 거에 대해서. 신 : 그치만 엄마가 아빠를 버리고 나간다면 아이들이 정말 싫어하겠지. 괴로워 할 거야. 럽 : 그렇지. 내가 여자를 사랑하는 것 까진 인정하는데 아빠를 버리고 나간다는거에... 신 : 애들이 아빠를 되게 좋아하잖아. 아빠를 챙기고. 그러니까 애들이 아빠랑 좋게 잘 지내 주기 를 바라는데... 럽 : 그치 특히 큰 애가. 신 : 근데 우리 집 애들은 각자 자기 인생 자기가 살기기 때문에. 럽 : 그래서 나는 그 것이 좀 걱정되지... 애들이. 신 : 나는 우리 집 남편에게도. 애들 스무 살 되면 나를 찾지 마라. 우 : 음.. 가장 좋은 방법은.. 남편 분에게 새로운 분을 만나게 해드리는 게.. 좋지않을까...? 모두 : 크크크크크 (웃음) 신 : 그런 이야기도 했었어요. 여자를 소개시켜 줄 수는 없지만 만날 기회를 주자. 우 :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으셨나요? 되게 가정적이신 분인가봐요. 다정다감하고. 릭 : 흔하지 않은데... 신 : 그건 모르지. 비밀리에 하는지. 럽 : 산에 다니다 보면 아가씨들도 오고. 우 : 오두막에도 들어가지고? 신 : 아니 사실 그렇긴 한데. 아닌 것 같아. 안 할 것 같아. 럽 : (시무룩) 그러면 참 좋겠는데...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인데... 신 : 우리 그래서 이야기 하다가 그 쪽 남자(러브신님 남편)도 릭 : 지금 레즈비언인데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레즈비언들에게 조언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 나요? 신 : 결혼을 해야 한다는 고민의 이유가 있을 거잖아. 레즈비언이라면 결혼을 하면 안 되잖아.
우 : 괜찮은 남잔데... 시동생에 시어머니에... 신 : 그러니까 나는 그런 상황은 하나도 문제가 안됐어요. 그 때는. 럽 : 그리고, 그건 레즈비언이 아니라도 마찬가지지. 신 : 그건 우리 생각인데. 부모님이 막 그렇게 나오면 무시하기 정말 힘들거든요. 럽 : 거기에다가 자기가 레즈비언이라는 성정체성을 알고 있다면... 아니다 그건 본인의 선 택의 문제다. 신 : 그래 그건 본인의 선택인데. 내가 결혼생활을 해보니까. 진짜 결혼생활이 레즈비언이 아니라도 힘든데 럽 : 그리고 다른 사람을 정말 아프게 하는 거야. 신 : 그렇지. 결혼 한 그 사람한테도 못 할 짓 하는 거고. 사실은. 럽 : (조용히) 모르지. 또 레즈비언에서 일반이 될지. 신 : 그럴 수도 있겠다. 전에는 내가 레즈비언인 줄 알았는데 일반이었나봐. 럽 : 너무 잘 맞아. 결혼 체질이야~ (웃음) 릭 : 크흐흐흐, 그건 너무 힘들지 않아요? 럽 : 그렇지 힘들지. (웃음) 우 : 음, 그러면 마지막으로 기혼이반인데 지금 밖으로 못 나오겠거나 신 : 나를 드러내는 거에 대해서? 기혼이기 때문에 못나오는? 음... 그 또한 자기 고정관념이지. 럽 : 근데 이건 또 결혼에 대한 문제인데. 결혼을 했고 안했고. 신 : 이반이면서 결혼을 했기 때문에 이반세계에도 못나오지. 이반세계 안에서 나쁜 놈이잖아. 럽 : 근데 그걸 꼭 나쁜 놈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신 : 아니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되니까. 럽 : 자유연애라고 생각해보세요. 신 : 그걸 몰라서 결혼했을 수도 있고, 어떤 이유 때문에 결혼했을 수도 있고. 럽 : 내가 결혼 했는데 가정을 파괴하고 다 나와서 신 : 그러니까 버디에서도. 우리 둘이 그렇게 사랑한다면 이혼하세요. 럽 : 그렇지. 사랑한다고 해서 다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결혼한다고 해서 다 사랑하는 것도 아니지. 신 : 다 연결되어있지. 그 중에 가장 큰 게 아이이고, 그 다음에는 부모님이 있으니까. 럽 : 어쨌든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한 사람 한 사람들의 커밍아웃도 중요하지만. 신 : 이제는 좀 더 개방이 됐으니까. 내가 동성애자면 이성이랑 결혼하는 것은 안된다라는 의식을 갖잖아? 럽 : 아직도 멀고 먼 길이지만은 퀴어의 권리를 인정해 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게 되면 좋겠죠. 신 : 동성애도 이성애랑 똑같은 사랑으로 정착 되야죠. 럽 :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결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안 해도 되지. 신 : 힘들지 않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지. 럽 : 그러니까 결혼을 한다고 해서 내가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건 아니니까. 신 : 그렇지. 결혼을 함으로 그걸 피하려고 하면 더 안 좋은 상황으로 들어가는 거지. 럽 : 내 정체성을 무시한다고 해서 아닌게 아니잖아. 눈을 감는다고 해서 아닌 게 아니니까. 결혼 한다고 해서. 우 : 오늘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니 뭔가 불륜하고는 다른 느낌이에요. 신/럽 : 그래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해요. 고맙습니다. |
말에 들어있는 감정들을 글로 모두 표현할 수 없는 한계를 느끼지만, 이 글을 통해서 다양한 생각들을 해봤으면 한다. 어느 누가 자신의 삶 외에 타인의 삶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의 삶을 옳고 그르다 할 수 있을까? 이 인터뷰를 통해, 이 글을 통해 레즈비언 커뮤니티에서 ‘기혼이반’에 대해 다시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단순히 찬성, 반대, 옳고, 그름이 아닌 이야기들이 오고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
*무혼이반 : 아직 결혼하지 않은 것(미혼)도 아니고, 결혼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비혼)도 아닌 결혼 경험이 없는 이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