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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vol. 3

[섹스칼럼] 손선생, 오선생을 만나다 : 삽입을벗어나마음으로섹스하라

손선생, 오선생을 만나다     [ 삽입을벗어나마음으로섹스하라 ]

부치들은 투철한 봉사정신에 입각하여 파트너가 오선생을 만나는 황홀경에 빠지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오선생을 만나는 길은 다양하겠으나 의외로 삽입 섹스보다 다른 경로를 통해 만나게 되는 때가 더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마음과 몸이 최대한 편안하고 안정적이 될 수 있는 환경에서 충분히 자극을 받으면 파트너는 상대를 “흡입”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에 도달하고 테크니컬한 피스톤 운동으로 흥분과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당혹스러운 현실은 “흡입” 가능한 최적의 상태가 되는 개인적 처지와 조건의 천차만별에 주목해야 하는 점이다. 손을 대자마자 통증을 호소하거나 흡입하기에 충분히 젖지 않거나 삽입 후 아무리 피스톤 운동을 해도 흥분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물론 경험이 미흡하거나 윤활제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싼티(?)나는 피스톤 운동에 의해 절정을 향한 곡선이 내려가 버릴 수도 있지만 원천적으론 오선생을 만나는 경로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자는 얘기이다.

하드한 “오럴”이나 “트리” 또는 소프트한 포옹, 키스, 애무만으로도 오선생의 접견 가능성은 열려있다. 드라마 ‘썸데이(Someday)’에서 석만이 마음을 상대에게 내려놓으며 내뱉는 말이 “내 안에 니가 너무 가득 차 있어서 날마다 숨이 차...사랑해..사랑해”였다. 우리네 마음에는 말과 행동이 장착되어 있지 않은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신뢰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고 배려와 정성이 묻어나는 손길이 몸에 닿는 순간 황홀경은 시작된다. 따스한 말 한마디, 부드러운 포옹, 가벼운 키스, 격렬하지 않은 애무도 숨이 차오를 만큼의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있다면 오선생은 일상으로 임할 것이 틀림없다.

필자의 경험을 언급하자면 힘든 하루를 지낸 밤, 손잡고 잘 수 있는 파트너와 웅크려 자는 나를 뒤에서 조용히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는 손길이 숨 넘어 가기 직전의 절정보다 더욱 깊은 에너지가 되었더랬다. 잘 하는 방법이나 다양한 테크닉도 중요하겠으나 적절한 때에 적절한 방법으로 파트너가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는 것에 집중하는 태도와 노력이 핵심이라 생각한다.

괜찮은지 먼저 물어보자.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며 옷도 벗자.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파트너가 하고 싶은 것에 귀 기울이자. 만취해서 나눈 거친 섹스보다 출근길에 격려의 포옹이 더 좋을 수도 있지 아니한가. 생각만 해도, 문득 떠올리기만 해도 입가에 싱긋 미소가 지어 지고 만날 시간을 기다리며 가슴 설레고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순간순간이 우리가 만들어 가는 가장 위대한 오르가즘이 아닐까 싶다. 내게 말을 걸어 주고 내게 웃어 주고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당신’의 손을 잡고 지금 내 곁에 있어 줘서 너무나 고맙다고 전하며 내 안에 가득한 사랑을 손길에 실어 쓰다듬고 싶다고 말하자. 그리고 손길에 정성을 다 하고 살면서 일상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내일의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동력을 장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자.

실천적 행동이라 하지 않는가.
‘마음’으로 섹스하는 최고의 테크닉을 발휘하는 이 시대 위대한 L-언니들 오늘도 화이팅!!

글. 손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