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얼마면 돼?
현명하게 데이트하는 알뜰족의 이야기는 흔하다. 하루 2만원, 데이트 비용으로 차고 넘친다는 지식人들. 그럼 어디 한 번 직접 해보자.
서울에 살고 있는 K(24,학생), A(25,학생) 커플!
그들은 과연 2만원으로 데이트를 할 수 있을까?
11:45 AM
A네 동네 버스정류장에서 만남!
평소처럼 신촌, 이대에서 놀기로 하고 고고싱
어쩐지 피곤한 K는 버스에서 내내 자고...-_-
12:35 PM
신촌 역에서 하차
12:47 PM
신촌역 맥도날드에서 주문완료!
언빌리버블! (-_-) 빅맥라지세트, 스파이시치킨랩
- 5,300원 = (남은 돈) 14,700원
01:50 PM
신촌 애니콜 쇼룸 구경
02:30 PM
커피가게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1잔 학원 수강증 할인
- 3,440원 = (남은 돈) 11,260원
04:00 PM
카페가 너무 춥다고 생각하기 시작 -_-....카페테라스로 나감
04:45 PM
만화방! 3시간 정액제 끊고 읽기 시작! 각자 3,500원씩
- 7,000원 = (남은 돈) 4,260원
07:45 PM
3시간 종료
07:50 PM
배고픈 A는 편의점에 들어가 삼각김밥 1개를 사먹음!
- 700원 = (남은 돈) 3,560원
08:05 PM
함께 버스 탑승
( A는 집에가서 밥을 엄청 먹었다는 이야기가.... )
신촌 데이트 : 7시간 30분 / 총 지출 : 16,440원
2만원을 쓰지 않고도 데이트는 가능하다.
그러나 매일매일 햄버거, 삼각김밥에 만화책에 파묻히는 데이트는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
찌개 백반을 한 끼 먹기 위해 필요한 돈은 4천원에서 5천원. 극장에서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해서 필요한 돈은 8천원.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 한 잔 3천 8백원. 결정적으로 담배 한 갑에 2천 5백원. 자, 두 사람이 하루에 밥을 한 끼에서 두 끼 정도 먹고 영화를 본다면 필요한 돈은 2만원을 훌쩍 넘게 된다. 그래서 처음 2만원 데이트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1만원 데이트 방법을 찾아보았다. 무슨 내용이 나왔을까? ‘사랑은 돈이 다가 아니잖아요, 도시락 싸서 공원으로 놀러가세요^^’, ‘까페에 가서 하루종일 수다 떨면 만원도 안 필요해요!’. 물론 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언제나 항상 도시락 싸서 공원에 놀러가야할까? 아니면 언제나 까페에 가서 하루종일 수다만 떨어야 하는것일까? 그저 밥 먹고 영화보는, 혹은 밥 먹고 커피 마시는 아주 평범한 데이트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2만원보다 더 큰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돈 없으면 데이트도 못 하냐고? 그렇지 않다. 정말로 산책하거나 도시락을 나눠 먹는 알콩달콩한 데이트도 훌륭하다. 하지만 어느 날 데이트 비용으로 2만원을 넘게 썼을 때, 그것은 당신이나 당신의 애인이 현명한 소비를 하지 못했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아마 연애를 하는 모두가 한 번쯤은 필연적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지금 여기’의 현실이라는 것, 잊지 말자!
글. 기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