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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vol. 3

[특집 : L에게 돈이란!] 10대와 돈

10대와 돈 이야기?! 용돈!

내게 돈에 관해 질문을 받으면, 고민이 하나 있다고 대답을 할 것이다. 내가 남들보다 용돈을 더 받고 더 많이 쓰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이 모르는 속사정이 있다면 나도 언제나 굶고 산다는 것이다. 보름마다 5만원, 매달 말에 할머니에게 몰래 받는 용돈 6만원을 더한다면 총 16만원씩이나 쓰는 셈이라 친구들은 언제나 날 부자 취급하지만 실은 자기네들에게 돈을 쓰면 난 굶고 걸어 다녀야 된다는 걸 왜 모를까. 나도 돈이 없을 때가 있다.
나도 물론 얻어먹는 것이 좋고 내 돈 안 쓰는 것이 참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애인을 만날 때건 친구들을 만날 때건 모든 비용은 내가 지불해야 된다거나 혹은 내가 조금이라도 더 내야 된다는 마인드로 청소년기를 보냈더니 이건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용돈을 받으면 만원은 교통비로 만원은 보름치 담배 값으로 나머지 돈은 꼭 필요한 곳이 있으면 미리 꼼쳐두고 나머지를 쓴다거나 아니면 용돈 받은 그 주에 보통 다 써버리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꼭 한주정도는 거지생활을 겪게 되는데 이게 안 고쳐진다는 것에 문제가 있었다. 어떤 날은 친구 참고서를 가져와 참고서를 샀다며 돈을 받아내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크게 돈을 써야 될 때, 가령 친구 생일이라거나 애인과의 기념일 일 때만 이다. 나머지는 어디서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덜 나가고 좀 더 걷고 덜 먹다보면 또다시 용돈타는 날, 그럼 다시 반복. 이렇게 돌다 보니 걱정되는 것은 내가 어른이 되서 이다. 내손으로 내가 돈 벌고 내가 쓰게 되면 또다시 지금처럼 쓰게 될까봐, 그건 정말 생계에 타격을 받는 일이라 알아서 저축할지도 모르겠지만.
엄마가 말하기를 사람은 쓰는 만큼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온다고 했었다. 중학교 친구가 말하기를 넌 우리한테 쓴 돈만 모아도 반 지하 전세방정도는 샀을 거야라고 했었다. 세상이 말하기를 세상은 돈이 있어야 편안히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나는 나를 돌아본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일까?

글. 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