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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vol. 4

[특집: SEX] 섹스TOY

토이들의 증언

나, 섹스토이. 사람들이 나를 다루는 것을 보다못해 이제 내가 직접 말하려고 해. 잘 들어주길 바래. 토이의 종류는 많지만 지면이 작아서 대표적인 것들만 소개하니 너무 섭섭해 봐. 여기에 소개하는 것은 주로 성용품점에서 판매하는 것들이야.

딜도 (dildo)

난 좀 억울해. 나를 사용해서 섹스하는 게 남자랑 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그런다면서. 내 모양이 남자들의 거시기를 좀 닮긴 했지만 그렇다고 남자랑 비교하는 건 나빠. 생각해보라구. 나는 사랑의 매개물일 뿐이야. 나를 사용하는 건 여성이고 또 당신의 애인이지. 만약 돌고래 모양의 딜도를 쓰면 돌고래랑 섹스하는거야? 아니지! 그러니까 나를 자꾸 남성형으로 부르지 말아줘. 난 레즈비언들의 다정한 친구야. 어떤 사람들은 날 그냥 가지고 노는 것만으로도 좋아해. 말랑하니까.

난 여러 형태가 있어. 양쪽 딜도도 적극 추천해. 양쪽딜도는 말그대로 양쪽으로 삽입할 수 있게 두 개의 딜도가 연결된거라고 생각하면 돼.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동시에 삽입할 수 있지. 자동딜도도 있는데 이건 바이브레이터 기능이 합쳐진 거야. 삽입과 진동이 동시에 돼. 대신 조금 더 비싸.

벨트형딜도

위의 딜도가 손에 쥐고 하는 거라면 난 벨트로 연결되어 허리에 찰 수 있어. 역시 남자 흉내낸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워워워! 이건 머리가 똑똑한거지 흉내가 아니야. 벨트형 딜도를 쓰면 좀 더 다양한 체위 구사가 가능해. 손이 자유로우니까. 나를 써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바래. 그리고 나를 쓸 땐 콘돔과 젤을 꼭 써야 해. 나와 콘돔을 미리 옆에 두었다가 적당한 때가 되면 허리에 차. 삽입 전에 콘돔을 씌우고 젤을 발라. 한번 이용 후 콘돔을 바로 제거하고 다음에 쓸 때 또 새로운 콘돔을 끼워. 이렇게 하면 성병 등의 감염 걱정은 없지. 딜도를 쓰는 건 안전한 섹스이기도 하다구. 참참. 날 소독한다고 냄비에 넣어 삶지 말라구! 나 녹아없어져버려. 소독은 새 콘돔을 쓰는 것으로도 충분해. 그냥 물티슈로 깨끗이 닦아만 줘.

바이브레이터 (vibrator/일명 진동마사지기)

나의 용도는 클리토리스 자극이야. 자위용으로도 많이 쓰지. 난 5cm 정도부터 15cm 넘는 것까지 다양하게 있어. 물론 삽입을 할 수도 있고 유두를 자극할 때 쓸 수도 있어. 그건 당신의 창의성에 달려있지. 사람에 따라 나의 기계적인 진동을 낯설어하고 싫어할 수도 있으니 먼저 동의를 구하고 천천히 부드럽게 사용하길 바래. 진동의 세기가 조절되는 걸 사는 게 좋아. 역시 삽입을 할 때는 콘돔을 꼭 써야 해.

애널용 토이

애널? 놀랬니? 항문을 말하는 거 맞아. 애널섹스나 질삽입섹스는 사실 같아. 우리의 편견 때문에 좀 꺼려할 뿐이지. 애널용 딜도와 애널 삽입용 바이브레이터가 있어. 자위도 가능해. 더럽다구? 콘돔과 젤이 있잖아. ^^ 덴탈 댐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덴탈 댐 (dental dam)

나를 치과용품 파는 곳에서 살 수도 있지만 아쉬운대로 랩을 이용할 수도 있어. (랩은 약간 신축성이 부족해서 혀에 자꾸 밀리는 단점이 있지만) 다시 말해 얇은 비닐조각을 말하지. 나의 장점은 오럴 섹스를 자유롭게 해준다는 거야. 나를 애인의 클리토리스와 대음순위로 올려놓고 혀로 어루만져. 입술을 대고 고무의 작은 기포를 빨아들여봐. 클리토리스가 진공상태를 경험하게 되지. 그뿐 아니라 최고의 성감대로 불리지만 그동안 쉽게 접근할 수는 없었던 회음부 자극도 가능해. 회음부는 질과 항문사이를 말하지. 항문쪽에 나를 대고 주위를 입술로 애무해. 애인에게 새로운 쾌감을 줄 거야.

콘돔

대형마트, 편의점, 약국 어디서든 구할 수 있어. 사러 가기가 어렵다면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에 달라고 하면 줄거야. 콘돔 브랜드나 가격은 별로 안중요해. 다만 이벤트를 위해 향이나 색깔, 맛, 돌기 등 좀 더 특별한 걸 살 수도 있어. 하지만 오럴섹스용이 아닌 이상 삽입섹스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점은 미리 알려줄게. 나를 남녀간의 피임용으로 많이 알지만 오 노우! 레즈비언 섹스에서도 아주 유용하지. 좀 더 부드러운 삽입부터 질병 감염까지, 특히 신경질적으로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더욱 필요해. 애액으로 더 이상 손이 아리지 않을 수 있어.

손가락콘돔

손가락 콘돔이라고 불리는 건 두 가지가 있어. 기존 콘돔의 축소형으로 딱 손가락 크기에 맞게 나온거야. 손가락 하나하나에 끼울 수 있어. 그게 좀 귀찮고 큰 손가락은 조여서 아플 수도 있어. 하지만 안전을 위해 써 볼 만 해. 또 하나는 바이브레이터나 남자들의 거시기에 끼우는 용으로 나온건데 손가락에도 쓸 수 있어. 우둘우둘 돌기가 있지만 사실 아주 말랑말랑해서 아프진 않아.

라텍스 장갑

콘돔을 손가락에 끼우는 게 어렵거나 귀찮을 때 나를 쓸 수 있어. 의료용 장갑으로 구입할 수 있는데 생소해서 처음 사용할 땐 어색하고 또 느낌이 싫을 수도 있어. 하지만 라텍스는 민감해서 흡입하는 사람은 손톱 등의 긁힘없이 모든 압력을 다 받는 동안 착용한 사람은 열기와 젖어옴까지 다 느낄 수 있어.

러브젤 또는 윤활제라도 해. 수용성이지. 로션이나 다른 건 지용성이니까 쓰지 마.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 꼭 비싼 걸 쓸 필요는 없어. 삽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거야. 딜도 등 섹스 토이를 쓸 때, 콘돔과 함께 꼭 나를 써야 해. 잊지마. 우린 단짝이니까^^

글. 한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