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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vol. 4

[특집: SEX] 섹스실수담

in my sex life

비틀즈의 명곡 in my life를 언급하지 않고 이야기해도 우리의 삶에는 굉장히 많은 일들이 추억으로 남게 된다. 그 중에서도 절대 빼놓을 수 없을만한 기억들, 한 가지쯤은 섹스와 관련 있지 않은가? 섹스 중에 당신을 무안하게 만들고, 빵 터지게 만들고, 얼어붙게 만들었던 기억들. 자, 여기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읽는다고 해도 놀라지 말라.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헉! 내 얘기가...’하고 있을테니까.


상황 1.

한참 뾰로롱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바로 지금이구나! 갑순은 재빠르게 을순을 침대에 눕혔다. 뽀뽀, 뽀뽀, 삐약 삐약 쪽쪽! 그런데... 어쩐지 다른 무언가는 진행되지 않는다.


을순 : 자기야, 뭐해?

갑순 : 응? 아, 아니... 이게... 잘 안 풀려서...

을순 : .......................................................


브래지어 후크, 대체 그것이 무엇이길래. 갑순과 을순은 순간의 정적과 어색함을 깨고 밥이나 우적우적 먹으러 갔다는 후문이 들려온다.


상황 2.

그러니까 오늘은 드디어 지혜가 오럴(oral-sex)을 해도 된다고 했던 그 날이다! 불을 꼭 꺼야 한다, 이를 두 번 닦고 가그린을 한 번 더 해야 한다, 제한시간은 5분이다 등. 지혜의 백만가지 조건을 다 외워서 눈감고도 쓸 수 있게 되어서야 허락을 받았다. 슬기의 심장은 두근 세근 난리가 났다. 태어나서 가장 열심히 양치질을 하고, 우리 자기 아프면 안 되니까 가그린도 세 번이나 하고, 불만 끈게 아니라 아주 블라인드까지 모조리 다 쳐버리고 드디어 슬기는 점점 밑으로 내려간다.


슬기 : 자기, 사랑해♡

지혜 : 나도 사랑해♡

슬기 : 뽀뽀!

지혜 : 뽀뽀! 근데 자기야, 자기 입에 뭐가 있어. 이게 뭐지? 불 좀 켜봐.

슬기 : 응? 응, 알았어!

지혜 : 이게 뭐야아아아아아! 이거... 설마... 정말로... 털이야?

슬기 : ..........^-^..........그러네.......


그 후에도 슬기가 지혜에게 혀를 사용할 수 있었는지는 듣지 못했다. 그러게, 하고 나서 혀로 입 안 점검을 한 번쯤 해주는 센스는 어디다 뒀담!


이 외에도 안타깝고 민망한 사정이야 사실 이루 말할 수 없이--슬프게도--다양하다. 하지만 (나중에, 아주 나중에) 생각해보면 다 추억이니, 마냥 싫어할 수만도 없다. 자, 당신과 그녀 (그리고 또 그녀가 있을지도?)에게 말하노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sex하며 살지어다! 대체 무슨 일을 하관데, 섹스하지 않고 살아가리!

글. 기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