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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바이] 칼럼 / 하나보다 더 많아도 괜찮은 것 하나보다 더 많아도 괜찮은 것 글. 진기 솔직히, 처음 본 그녀는 너무 예뻤다. 집에 돌아와서 잠을 설쳤다. 그런데 바이섹슈얼이라고 했다. 나보다 더 길고 많은 그녀 연애사의 반은 남자라고 했다. 쿨한 척 ‘아, 그래요?’ 라곤 했지만. 어쩐지 마음속엔 찝찝함 들이 남았다. 나의 전 애인처럼, 그녀도 ‘남자’ 에게 간답시고 나를 뻥 차버리진 않을까? (그러나 왜, 다른 여자를 사귀는 것보다 다른 남자를 사귀는 것이 더 기분이 나쁠까) ‘남자’ 라는 그 믿음직하지 못한 족속과 사귀었다니. 정말 그녀는 괜찮은 사람인 걸까? (그러나 왜, 여자를 사귀었던 건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 걸까) 사실은 동성애자인데 바이섹슈얼이란 ‘과도기’를 겪는 미숙하고 비겁한 사람은 아닐까? (안젤리나 졸리는 미숙하고 비겁할까?).. 더보기
[기혼이반] 칼럼 / 이기심이냐 인내심이냐의 문제가 아니야 이기심이냐 인내심이냐의 문제가 아니야 글 . 한채윤 얼마 전 우연히 어느 기혼 동성애자의 자살 소식을 들었다. 아니다. 말 한 번 나눠본 적 없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이니 그녀를 ‘레즈비언’이라고 내가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확실하게 아는 건 그녀가 결혼에 대한 책임감과 뒤늦게 찾아온 운명적 사랑 사이에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는 주변 사람들의 증언뿐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단편적으로밖에 전해질 수 없는 그녀라서 마음이 아프다. 아무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안에 너무 많은 말이 넘쳐 스스로 생의 입을 닫은 사람, 갑작스런 아내의 죽음에 남편만이 고스란히 떠안을 황망함과 그 사이에서 사라질 많은 기억과 애도들. 애당초 그녀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꿈이 있.. 더보기
[Butch] 칼럼 / 부치! 남자의 모방자가 아니라 경쟁자 부치는 오해를 받는다. 남자로 보이거나 트랜스젠더로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남자같다, 남자처럼, 남자인양... 이런 수식어들이 부치에게 늘 따라다닌다. 그래서, 여성임을 긍정하지 못하고 남자를 동경해서 흉내나 되는 ‘짝퉁’남자으로 취급받거나 차마 성전환수술을 할 용기까진 없어서 그냥 사는 트랜스젠더로 오해받기도 한다. (물론, 역으로 어떤 사람들은 트랜스젠더에게 그냥 동성애자로 살면되지 왜 굳이 성전환수술을 하려고 하냐는 비난을 하기도 한다.) 아, 지겹다. 이런 드립들! 그러니 이제 정리 좀 해보자. 먼저, 부치와 FTM(Female To Male의 약자 /트랜스젠더 남성)은 서로 다른 개념이다. 성전환 수술을 하고 싶어한다든지 진짜 수술을 했다든지 하는 식의 차이가 아니다. 가령, FTM에게 동.. 더보기